
3만 관객을 동원하여 <후회하지 않아> 이전에 독립영화 최대 흥행작으로 유명했던 무당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현재 하이퍼텍 나다에서 재상영중입니다)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보기는 <다섯개의 시선> 중에 한 작품인 <종로, 겨울> 말고는 처음이네요.
원래 가지고 있던 다큐의 이미지는 인간시대 처럼 있는 그대로를 찍어 방영하는 정도였는데... 사이에서를 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잘 만든 다큐는 극영화와 다름없다는 것 말이죠.
배우가 아니라 실제 인물로 촬영을 했지만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치 연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고, 클라이막스에서 감정의 폭발은 오히려 극영화 보다 더했습니다. 일반 영화에서 실제 사건을 다뤘을 때 몰입과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 것 같네요.
어쨋든 감독의 연출력은 다큐나 극영화나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
언젠가, 신기가 있는 사람이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되지 않으면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일단 본인의 몸이 이유없이 아파 오는 것이 첫번째, 그것을 '무병'이라 하지요.
영화는 무병에 시달리던 인희가 베테랑 무당 해경을 찾아서 내림굿을 준비하며 초보 무당이 되는 과정이 주요 내용입니다. 인희는 왜 하필 자신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해경 역시 신과 인간의 사이에서 외롭게 살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눈물 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 아는 사람의 말은 의심없이 100% 믿지만, 한 다리만 건너도 반신반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여러 신기한 체험을 보여주고 있지만, 꾸미려면 충분히 꾸밀 수 있는 일이라 그다지 믿음은 가지 않아요. 밀착 취재해봤자 대단한 건 없다는 얘기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신기한 걸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결국은 사람 사는 일이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롭고 힘들고 아프고 그러면서도 살아야 하는 것이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 그래서 이 영화는 눈물이 납니다. 영화에서 벌여주는 굿판을 보고 같이 울어버리고 털어버리자 그리고 다시 힘내서 살자. 죽은 사람을 잘 보내주고 산 사람에게 길을 제시하고 힘을 주는 게 무당의 역할이라는 해경의 말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원래는 남친님이 평소에 관심이 많은 소재라 예매했는데... 바람 맞고 혼자 봤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