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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ow...slow...quick...quick...  

007 카지노로얄 (약간 스포일러)
영화를 보고 몇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단지 다니엘 크레이그가 개매력남이라서가 아니다.
다니엘이 아니라 제임스본드라는 캐릭터, 그 동안의 느끼하고 능글맞으며 완벽한 젠틀맨에 감정이라고는 없던 사이보그 본드가 아니라, 성질 드럽고 잘난척 하고 머리를 쓰기 보다는 몸을 던지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바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는, 인간 제임스 본드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캐릭터 설정이 가능한 건 ozzyz님의 글에서 본 대로, 이번 007은 제임스본드가 007로서 일하기 시작할 때의 이야기, 즉 007 begins 격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봐도 될 것)
007이 아니라 다른 영화에서 주인공 캐릭터에게 이런 유치뽕짝식상한 상황이 설정됐다면 가볍게 비웃어 주었겠지만, 이건 007이고 제임스본드이기 때문에 심장에 직격탄이 된 것. 그래서 마지막에 본드의 전매 특허 자기 소개, "본드, 제임스 본드"가 나왔을 때, 연민의 감정이 울컥... 결국 사랑에 상처 받고 감정을 지운 첩보원이 되어 버린 거구나 하는 생각에. ㅠㅠ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단순하고 유치한데 감정이 올라온다 막..
물론... jango님아가 비웃는 것처럼, 배우가 멋지지 않았으면 캐릭터에 이런 감정 따위 생기지 않았을 거라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 (흥 -ㅅ-) 하지만, 다음 007에 다니엘이 나온다고는 해도 원래 제임스본드 성격대로 돌아간다면 개인적으로 이런 절절함은 없을 것 같아 아쉽다.

뭐... 나의 제임스본드는 이렇지 않아!! 를 외치는 팬들도 많기는 하더라. 이전이 별로던 나로서는 이쪽이 훨씬 좋으니...



그 외에 간단평.

- 트럼프 문양 애니메이션 오프닝 만으로도 DVD 구매 확정!
- 다니엘 크레이그, 볼 때 마다 심장에 무리 가는 매력남인 건 사실인데...... 옷 벗으면 너무 비대한 근육 땜에 무슨 격투기 게임 캐릭터 보는 것 같아서 왕부담 -_-;;; 30대인 것도 믿을 수 없어... 아무리 봐도 40대 중반 아냐? ㄷㄷㄷ
- 그래도 섹시하긴 하드라. 특히나 이번 시리즈, 섹시 코드를 제임스본드에 몰아줘서 침대씬(이래봤자 별거 없지만)에서조차 본드걸이 아니라 본드만 벗기고 잡아주더라. 사람 기분 미묘해지게시리...;
- 막 소름 돋고 각질 긁으면서 본 너무 유치한 문어체 사랑의 대화, 몇 번을 봐도 적응 안되는 <후회하지 않아>의 멜로씬 대사 같아서 또 한 번 웃기고. ^^;;; 갑자기 그런 식으로 나온 이유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좀 심하더라ㅋ
- 영화 한 편으로 세계 명소 여행. 아놔... 완전 관광지만 골라 다니고~~
- 초반엔 야마카시 액션, 중반엔 타짜, 마지막엔 멜로에 일반 액션으로 끝내는 약간은 잡탕 전개. 어정쩡해서 실망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난 각각이 다 재밌어서 괜찮았다 :3
- 본드걸, 베스퍼 역에 에바 그린, 완전 미친 조각 미모. 머리 크기 진짜 주먹만 하고 분위기 죽이고 아놔 졸라 이뻐 ;ㅁ;
- 애마 부인 등장씬 ㅋㅋㅋㅋㅋ 진짜 007의 어쩔 수 없는 느끼함과 올드함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ㅋㅋㅋㅋㅋㅋ 웃겨 죽었네. 그 외에도 이것은 007임을 환기시키는 여러 가지 거북스러운 것들이 ㅋㅋㅋㅋ
- 작전 자체는 대의가 있지만, 실제 벌어지는 사건은 단지 돈에 관련된 비교적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얘기라는 점도 이전에 비해 맘에 드는 점.
상처도 완전 섹시한... 하악
넘 심해서 좀비 같긴 했다. ㅋㅋㅋ
by 연주 | 2006/12/25 04:01 | 영화,공연,음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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