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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신하균 훈훈한 싱글즈 기사
http://www.thesingle.co.kr/Article/EU200682891411_748.asp

패션잡지 싱글즈 화보와 기사.
두 분 같이 8월에 화보 촬영하러 홍콩 갔었거든요.

걍 링크만 하려다가... 기사가 너무 훈훈해서 퍼왔심... ;ㅅ;
두 사람에게 마음 있는 처자들은 다같이 훈훈해집시다요. ㅎ

<거룩한 계보>와 <예의 없는 것들>의 동치성과 말없는 킬라가 늙은 산자락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100년 묵은 임대 아파트 앞에 서 묻는다. 불안하게 시작해서 진지하게 임하다 낄낄대며 끝나는 논픽션 홍콩 코믹 느와르.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1 Oh! 영원한 친구
하필이면 그날 홍콩은 거센 비바람으로 번들거렸다. 일기예보에 등장한 기상캐스터의 마스카라는 얼룩졌고, 호텔 방에서 아마도 얌전히 촬영의 캔슬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을 정재영과 신하균은 한 시간 후, 태풍 속에서 뛰기 위해 거울 앞에 앉았다. “갑자기 뭘 그렇게 열심히 읽고 있어요?” 영화를 위해 자른 짧은 앞머리의 드센 숨을 죽이기 위해 일찌감치 레옹 스타일의 비니를 눌러쓰고 책상 앞에 앉은 정재영은 ‘홍콩 100배 즐기기’라는 책을 꺼내놓고, 심각한 얼굴로 볼펜으로 줄까지 쳐가며 본다. “하균이 책인데, 공부를 좀 해두려고요.” “하하” 뜬금없는 정재영과 재미있는 신하균. 둘은 늘 이런 식이다. 정재영이 진지한 모션으로 엉뚱한 말을 하면 신하균은 만화처럼 ‘하하’ 두 글자로만 웃는다. 13년 전, 서울예전 연극과 90학번과 93학번 선후배로 만나 영화 마찬가지로 같은 학교의 한해 선배인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부터 연극 <매직타임>을 지나 <웰컴투동막골>까지 지금껏 함께 출연한 작품만도 열 작품이 넘는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어느 인터뷰에선가 이 두 배우는 서로를 가리켜 ‘영원한 동지’ 라고 말했다. 그것도 나미의 ‘영원한 친구’ 가락에 맞춰 흥얼대면서. 빗줄기에 기우뚱 거리던 차가 불안하게 촬영 장소에 들어서자 기막히게도 비는 잦아들었다. 강풍에 무너지진 않을까 걱정스럽던 100년 묵은 임대 아파트도 장하게 제 자리에 서 있다. 위대한 동지애 덕분이다.

#2 맥주와 완탕과 변태

연신 킬킬대던 두 배우의 눈빛이 카메라가 다가가자 드라마틱하게 빛난다. 마치 오래전부터 아무렇게나 호주머니에 쑤셔두었던 동전처럼 별 것 아니란 듯이 ‘아우라’란 녀석을 턱 끄집어 들고 카메라 앞에 선다. 그리고선 자신의 촬영이 끝나면 다시 그 ‘아우라’를 주머니에 찔러 넣고 시장통을 어슬렁대며,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소품용 사발면을 맛있게 먹고, 빗속에서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킨다. 천 원짜리 완탕집을 마지막으로 촬영을 끝내자 둘이 마주 앉아 국물까지 후루룩 비우더니 “어우, 이거 생각보다 아주 맛있는데요.” 라며 흥이 나 차에 오른다. 대체 이 남자들의 정체는 뭔가. 우아하게 호텔 로비에 앉아 생음악과 허브티를 곁들여 인터뷰를 시작했다. 김치찌개에 맥주 반주로 저녁식사를 끝낸 다음, 알뜰하게도 남은 맥주까지 호일로 싸다 호텔방에 올려놓고 난 후다. 믹스매치. 카메라 안과 밖에서 A급 배우와 소탈한 삼십대를, 카리스마와 코믹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탈장르적인 두 배우와의 자리에 썩 어울리는 궁합이다. 게다가 퍼붓던 비도 멈추게 하는 신기(神技)마저 갖추지 않았던가. “잡지란 게 다른데서 안 밝혀진 거를 여기서만 밝히는, 그런 재미적인 측면과 보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우린 진짜로 그런 것들이 별로 없으니까 우리도 그게 아쉬워요. 물론 배우들한테 신비감이란 거 분명히 있어요. 있는데 그건 연기적인 측면인거지 일상생활적인 측면은 아니야. 일상생활에서 남보다 너무 다른 그런 게 있다면 그건 변태죠.” 음주가 유일한 취미인 두 남자, 에디터의 밥줄까지 걱정하기 시작한다.
#3 배우의 사춘기, 그리고 머니
“배우들은 사춘기가 따로 없고, 계속 지속되는 것 같아요. 그런 것 같아요, 막연히. 항상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해야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긴 한데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가는 게 삶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거든요. 배우들은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면 도태되고 발전할 수가 없어요. 그걸 깨려고 노력해야 하는 게 배우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계속 사춘기죠. 오히려 더 편안해지고 안락해지면 배우들한텐 방해요소가 크게 작용해요.” 정재영은 매순간이 자신에게 위험이라고 말한다. 나태와 타성, 자만이라는 이름의 달콤한 독약은 잠시 한 숨을 돌리고 몸을 뉘는 순간, 도처에서 유혹의 손길로 다가온다. “작품을 할 때도 멍청하게 있는 게 아니라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이 신을 어떻게 해야 하지?’ 계속 생각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요. 안주하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지고, 딜레마가 오니까. 그렇다고 해서 다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렇게 해도 힘드니까 더 많이 생각을 해야죠.” 신하균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현재의 고민이 식상해지지 않기 위함이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단역을 전전해야만 했을 때 오는 고민과 유혹도 있다. 생활고와 자기 연민. ‘그냥 포기할까?’ 스스로와 타협하고 싶었던 순간이다. “이십대 때는 제일 싫었던 게 크리스마스에요. 또 명절,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무슨 데이, 말도 안 되는 데이들까지, 그런 날들이 우리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거든요. 그런 날엔 연인 만나서 데이트도 해야 되고, 사줘야 되고, 쇼핑도 해야 되고, 남들은 다 즐겁고 활기차게 노는데... 없는 사람한테는 피해의식을 느끼게 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거에요. 난 지금도 그런 날이 없었으면 좋겠어, 생일도. 태어난 날에 맨날 해야 하고. 돈이 없을 땐 생일을 한 턱 쏴야 되는데 쏠 수가 없으니까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고. 그런 게 다 형식적인 건데...” 신하균 역시 특별히 행복했던 기억을 이십대에선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저 내내 희미한 기쁨의 찰나와 명암 짙은 절망이 교차했다. “힘들었던 순간이야 따지면 많죠. 새벽에 차비가 없어서 버스 역에 내려서 3~40분씩 걸어서 집에까지 걸어가기도 했고. 그걸 뭐 한 두 번 그런 게 아니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런 걸 다 하나하나 기억해요. ‘그랬던 적도 있다’ 그런 거죠. 기억해서 뭐하겠어요.”

#4 지미 vs 초등학교 싸움짱
하나 둘 서로의 푸념을 늘어놓던 이야기는 갑자기 기자의 생활고를 넘어 매니저의 근무환경을 지나 트렌스젠더와 게이의 차이점을 뛰어 넘어 만원의 행복에 이른다. “돈은 정신적인 거야. 오천 원 있는 사람은 난 만원만 있으면 행복할 거 같거든요. 근데 만원이 있으면 만 오천 원이 보여요.‘어휴- 진짜 난 잘 몰랐어. 만 오천 원만 있으면 진짜 행복할 것 같아.’ 그럼 그때는 2만원, 3만원 있는 사람들밖에 안보이지. 우리가 지금 돈이 없으면 어떻게 여기서 인터뷰를 해. 길거리에 자판기 커피 먹으면서 해야지. 근데 또 꼭 여기서 커피를 마시면 행복하냐, 그건 아니거든. 자판기 커피로도 행복할 수 있어. 단지 뭐냐면 마인드인 거지.” 돈이 있는 우리는 술을 마시기로 했다. 행복스러운 마인드로. 란콰이퐁 거리를 지나 눈에 보이는 펍에 들어가 거푸 맥주를 마시고, 내친 김에 로바다야끼에서 정종을 마시다 맥주를 사들고 노래방까지 갔다. 원래는 낯가림이 많은 성격이었으나 세월 탓에 ‘아저씨’ 화 되었다는 정재영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1인 다역의 만담을 이어갔고 모두가 바닥에 주저앉아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내성적’이 아니라 ‘내숭적’이라는 신하균은 ‘처음엔 나도 신비감도 좀 있었는데 형이 다 버려놨다’며 유쾌한 원망을 퍼붓는다. 좀처럼 취하지도 않은 몇 잔 술로 풀린 꾼들은 흔들리는 거리에서 지미와 초등학교 싸움짱을 기억하고 호텔까지로 뻗은 길은 빗속에서 흐늘흐늘 이리저리 풀린다. “우리 초등학교가 싸움을 많이 하는 학교라... 전체짱은 아니고 학급짱이었지. 중고등학교 때는 PD하겠다고 방송반 활동하면서 지냈죠. 그런데 연극동아리를 하면서 세상에 이렇게 창조적인 일이 있다는 걸 처음 안 거야.” “전 분식집에 걸린 제임스 딘의 사진을 되게 좋아했어요.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어릴 땐 그런 거 멋있어 보이잖아요, 막연하게.” PD와 연극배우를 꿈꾸던 싸움짱과 지미처럼 되고 싶었던 내성적인 소년이 빗속을 걷다가 내달리다 사라진다. 모두가 풀린 기쁨. (멋진 글에 웃기지도 않는 토달아 죄송하지만... 이 부분 너무 공수의 공식 아닌가... OTL)

#5 에필로그
<예의 없는 것들>의 시사회가 있던 날, 그들을 다시 만났다. 정재영은 홍콩에서 구입한 지오다노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4박5일 동안 그가 한 쇼핑의 전부다) 배우로 돌아간 혀 짧은 킬라, 신하균의 연기는 스크린 안에서 빛났다. ‘진달래꽃’의 원망 대신 ‘개나리꽃’의 그리움만 아는 착한 킬라는 찾을 수도 없는 그녀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기 위해 혀 수술비를 벌고자 예의 없는 사람들만 골라 죽인다. 대화엔 위트가 넘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엔 명암 짙은 페이소스가 있다. 마지막 나래이션에서 킬라는 자신의 삶에 되묻는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뒤 돌아보면 왜 길이 그리 굽어 있느냐고, 분명 반듯하게만 달려왔는데...’ 주책없이 울음이 터진다. 박철희 감독은 ‘신하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영화’ 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감독이 믿는 배우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거룩한 계보>의 장진 감독 역시 “정재영씨가 내가 쓴 대사를 할 때 행복하다”고 말한 적 있다. 영웅본색의 주윤발보다 더 멋지다는 동치성은 장진식 액션 느와르에선 어떻게 표현될까. 영화 속 건달과 킬러, 팬들에겐 형님과 형수님,(<-이 부분에서 커플팬카페 회원들 일동 기절했음..;) 일상에선 건강하고 소탈한 30대의 모습으로 그들은 자신의 얼굴에 성실한 배우의 주름 한 줄을 더한다. 오, 브라더스! 그들의 선량한 웃음이 그립다.
ⓒ에디터 이미혜


본문에 빠진
▶ 재영씨의 간지나는 이미지 추가



▶ 하균씨의 깜찍한 이미지 추가



by 연주 | 2006/09/15 01:14 | 팬질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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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황보 at 2006/09/15 01:27
크헉 너무 멋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연주 at 2006/09/15 01:47
황보// 역시 영화잡지와는 다른 포스가 막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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