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해 있는 집단을 외부의 누군가가 욕을 하면 발끈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
그것이 근거 없는 비방이거나 일부를 전체로 확대시켜서 얘기하거나 하면 더 심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속한 집단이면서도 욕을 하건 말건 관심이 없는 집단도 있다.
예를 들어, 출신 학교, 고향, 한국인, 그런 것들.
아무리 근거 없는 비방을 가한다 해도 별로 화가 안나고 '그래? 그런가?' 하면서 시큰둥 넘겨 버리게 된다.
그 원인을 생각해 보면,
1) 그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약하거나,
2) 내가 그 집단 소속이라는 게 드러나지 않을 거라는 안심,
3) 욕을 하는 외부인이나 집단과 대면할 일이 없다
이 세가지가 아닐까 싶다.
만화계, 동인녀, 이런 쪽이 욕을 먹을 땐 살짝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크게 화를 내기 보다는 항상 그렇지 뭐 하면서 체념하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적응되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점점 더 그 불쾌함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여자" 라는 집단을 매도할 때이다.
이는 내가 살아 있는 한 벗어날 수 없는 소속이고, 누가 봐도 한 눈에 내가 그 집단임을 알 수 있으며, 욕하는 외부인 당사자(대개 남자)와 언제라도 부딪힐 수 있다.
사실 어렸을 때는 애써 아닌척 해보려 했지만 이제 그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요즘 들어 이런 매도는 종종 불쾌함을 넘어 두려워지기까지 할 정도다.
인터넷의 각종 쓰레기 글에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이 방면에서는 아무래도 적응이 안된다.
아마도 내가 당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폭력이기 때문이 아닐까. (십수년 지속된 콤플렉스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요즘 도는, 오로지 여자를 욕하기 위해 만들어진 "된장녀"라는 단어를 보면, 뒷골이 팍 땡기면서 미칠 듯이 불쾌하고 화나고 막 다 엎어버리고 싶다....
후우....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닌데 진정해야 내가 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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