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친하던 친구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누군가 가까운 사람이 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육체의 죽음'과, '슬픔이라는 감정'의 매커니즘이 궁금해졌다.
세포가 더이상 일을 하기 싫을 때 마음대로 기능을 정지해 버리는 것일까.
kbs에서 생로병사의 비밀을 방송한 지 오래됐지만 아직 그 비밀을 밝히기에 인간의 기술은 너무 부족한 듯 싶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명 연장, 이 외에는 없다는 말이지.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는...
내가 과연 뭔가에 대해서 슬퍼한 적이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어서이다.
우울하거나 서글프거나 라는 것은 명확히 정의할 수 있겠지만, 슬프다 라는 건 어떤 감정인지를 모르겠다.
남친과 대화로 도출한 중간 결론은... 슬픔을 모르는 건,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사건에 대해서 무디다는 뜻이 아닐까 라는 것. 그 뒤로도 여러 얘기가 나왔지만 결국 눈물과 슬픔과 감동은 죽음과 삶의 존재론적 의미에 맞닿아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라는, 한마디로 '에라 모르겠다'와 별반 다르지 않은 얘기로 끝을 냈다.
앞으로 10년은 거뜬할 것 같았는데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신, 명랑했던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
# by 연주 | 2006/06/08 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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