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매체든지 땡기는 장르와 아닌 장르가 다 있을 거다.
나 역시, 보기 전부터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장르가 따로 있다.
감독이 누구건, 작품성이 어떻건 일단 장르만으로도 땡기는 영화는 「SF, 판타지, 스릴러, B급 사이코(이것도 장르냐;), 퀴어, 역사물」이다. (역사물은 좀 약하긴 하지만 일단 관심은 있다)
그리고 아무리 광고를 해대고 관객이 폭발해도 전~혀 땡기지 않는 장르는 「코미디, 멜로, 감동 드라마」
작년에 극장에서 봤던 영화들을 예로 들어 보면...
애초에 보고 싶어서 봤던 영화들이 [알렉산더, 우주전쟁, 친절한 금자씨, 킹콩,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나니아 연대기, 이터널 선샤인] 등이다.
그러니까 신하균,정재영에 대버닝하게 만든 <웰컴투 동막골>도 '감동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으니 취향대로라면 볼 일이 없었던 영화. 흥행 돌풍 와중에는 전혀 볼 생각도 안했는데 친구 만나서 놀다 우연히 보게 된거다. 그것도 안 땡겨서 상당히 망설이다가...;; (하지만 보길 잘했지 ㅠ_ㅠ)
그리고 역대 흥행 순위 안에도 들어 있는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은 아직도 구경할 생각도 안해본 영화들일 정도로 코미디 영화엔 지독하게 관심이 없다. (<조폭 마누라>는 티비에서 봤는데... 눈 버렸다;)
멜로의 경우는 더 심해서, 고딩 때 봤던 <남자가 사랑할 때>에 대실망하고, 이후로 영화관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정도. <이터널 선샤인>은 멜로를 보러 간게 아니라 미셸 공드리 감독의 화면 장난을 보러 간 거니... 열외.
그렇다고 해서 취향이 아닌 장르가 재미가 없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장르 상관 없이 일단 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영화적 재미의 문제지 취향과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가 된다.
다만, 보기 전까지는, 나를 일으켜 영화관까지 가서 표를 사게 만드는 힘이 없다는 말이다.
누군가 내 손을 끌고 극장으로 가거나 극장에 놀러 갔는데 볼 게 마땅히 없다거나 하지 않는 한은.
물론... 장르를 초월하여... 정재영, 신하균, 원빈이 나오는 영화는 팬심으로 반드시 본다. (그러니 취향에서 백만광년 먼 <우리형>을 영화관에서 봤지;;;) 끌리게 만든다는 점으로 보면 배우도 장르에 집어 넣어야 할까;;
그리고 좋아하는 감독 영화도 장르 초월, 당연히 재밌을 거라 기대하고 본다. (<그림형제> 그렇게 봤다가 배신당하긴 했지만...;;)
그런 취향을 종합해서... 올해 내가 아는 정보 안에서 가장 보고 싶은 영화는, [짝패, 모노폴리, 구타유발자, 괴물, 캐리비안의 해적, 예의없는 것들, 거룩한 계보] 되겠다. (헐리우드 영화 정보가 상당히 부족하군;;)
사실, 동막골로 영화배우 박순희 짓을 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10배는 많아졌다. 영화계 동향이나 신작 검색이 생활화되고.
영화 자체에 관심도 관심이지만, 특히나 한국 영화에는 100배 정도 관심이 많아진 듯 싶다. 전에는 그저 엔터테인먼트의 하나로만 보던 것에 "애정"을 담아서 보게 됐달까... 그만큼 훌륭한 작품이 많이 나와준 것도 사실이고. 아무튼 두 배우로 인해, 전과는 한국 영화든 헐리우드 영화든,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져 버렸다. 이것이 그들에게 굉장히 고맙게 여기는 부분이다. 인생에 애정을 담은 관심사가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니까.
다음 포스팅에서는 영화와는 많이 다른, 만화의 취향 장르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덧: 뒤늦게 생각해보니, 주성치 영화는 모조리 코미디자나! -ㅁ-;; (내 눈엔 B급 사이코 장르로 보이니 열외...;;; )
덧2: 애니메이션이 빠졌구나... 애니는 영화와는 보는 잣대가 좀 다른데다가 극장판이 몇 개 없기 때문에... -.-
# by 연주 | 2006/05/28 0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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